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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4 1일차 - 삿포로

 [1일차 루트] 신치토세 국제공항 → 숙소(도호선 가쿠엔마에역) → 삿포로 (홋카이도대학, 구청사, 오도리공원, 스스키노, 모이와야마 전망대)

2014.7.13. (일요일)

2년 전 겨울에 왔던 홋카이도를 다시 여름 휴가지로 정한 것은 홋카이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신비롭고 광활한 대자연과, 차분하고 여유있는 분위기가 내 취향에 맞나보다.

지난 겨울 홋카이도 여행은 3박 4일 일정이었는데, 삿포로를 중심으로 비에이/후라노가 있는 중부와 도야코/하코다테가 있는 남부를 동선으로 짰다. 사실 3박 4일 일정에 도야코와 하코다테를 당일치기로 넣는 것이 상당히 무리한 일정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홋카이도를 더 많이 누벼보고픈 열망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큰맘먹고, 8박 9일동안 홋카이도를 제대로 일주해보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삿포로를 거점으로, 근교의 오타루/샤코탄 반도, 최북단 왓카나이/리시리/레분, 동부의 아바시리/시레도코, 동남부의 구시로 습원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변수는 날씨다. 출국 직전, 그러니까 7월 12일까지만 해도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일본 전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으나, 다행히 13일 전에 소멸되었다. 그렇긴 해도 태풍 직후에는 대기가 여러모로 불안정한 편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적어도 비는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홋카이도 도착 후, JR 신치토세 공항역에 마련된 JR 여행안내소에서 패스를 구입했다. JR패스 7일권은 '여행박사'에서 미리 구입해뒀기 때문에 교환증으로 바로 패스를 받았고, 추가적으로 삿포로행 편도 티켓(1,030엔)과 삿포로-오타루 웰컴패스(1,570엔)를 구입했다. 9일 일정이라 첫 이틀은 웰컴 패스를 쓰고, 주로 장거리를 뛰게 되는 나머지 일정에 JR패스 7일권을 쓸 예정이다.

홋카이도 여행을 오기 전에 JR 홋카이도 홈페이지(http://www.jrhokkaido.co.jp/)에서 미리 최신 시간표를 출력해왔다. JR열차는 하루에 운행하는 편수가 적으므로, 일정을 짜려면 열차 시각표는 미리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이번 여행의 삿포로 거점은 도호선 가쿠엔마에(学園前) 역 근처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이다. 성수기인 것 치고는 값이 저렴하고 방도 깔끔하다. 2인실을 신청했는데 운이 좋게도 다른 한 명은 한참 뒤에나 오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샤워시설이 여러 군데 갖춰져 있고 와이파이를 제공해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무더운 날씨에 에어콘이 없는 것은 살짝 아쉽지만.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대충 정리한 뒤에 삿포로 시내로 나왔다. 지난번 여행에서는 하도 멀리 나다니다보니 정작 환할 때의 삿포로 역을 제대로 못 봤던 것 같다. 삿포로 북쪽 출구(기타구치)로 나와 홋카이도대학 쪽을 향했다. 홋카이도 대학은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걸어서 5분 정도 걸렸다.

 

홋카이도 대학은 마치 잘 만들어진 하나의 공원 같다. 여행 첫날이나 마지막말, 시간이 애매할 때 가볍게 산책하기에 적당한 느낌이다.

 

홋카이도 대학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붉은 벽조 건물의 원형 지붕이 보인다. 홋카이도 구 본청사이다. 지난번 여행에서도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완전히 어두워졌을 때 왔던 탓에 건물의 상징인 '붉다'는 느낌이 잘 와닿지 않았다. 오늘 다시 와서 보니 확실히 다르다.

 

구 본청사 바로 옆은 오도리 공원과 삿포로 TV타워이다. 공원은 날이 더운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돗자리를 펴고 누워있는 모습이 마치 유럽을 보는 듯했다. 지하철 오도리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있다.

 

TV타워는 지난번에도 올라간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무사히 잘 세워져(?) 있는 것만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간만에 한참을 걸었더니 배가 고프다. 지하철 난보쿠선 스스키노 역에서 한 블럭만 가면 라멘을 파는 거리, 일명 라멘거리가 쫙 늘어서있다. 이 중 한 가게를 골라 명물이라는 소유라멘을 주문했다. 이 가게에서는 라멘에 들어가는 면의 강도, 기름양, 매운 정도를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야경을 찍기 위해 모이와야마 전망대로 향했다.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저녁을 먹었던 스스키노 거리에서 출발하는 노면전차(시전, 일본어 발음은 시덴)를 타고 로프웨이 이리구치(입구) 정거장까지 가면 된다. 요금은 거리에 상관없이 성인 170엔이다.

 

시전 로프웨이 이리구치 정거장에서 내리면 모이와야마 로프웨이를 타는 곳까지 운행하는 셔틀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는 무료로 운행하며,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한다. 로프웨이 타는 곳까지는 3분 정도 걸린다.

 

야경이 멋지기로 유명한 모이와야마 전망대(정상)로 가려면 로프웨이를 타고 중턱에 내려서 케이블카로 환승해야 한다. 매표소에서 통합 왕복 티켓을 판매한다. 가격은 1,700엔. 전망대에는 연인끼리 사랑을 확인하는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야경을 찍으려고 하는 순간 가져갔던 삼각대가 박살이 나 버렸다. 이럴수가... 일단 난간을 삼각대삼아 몇 컷 찍기는 했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다음번에 삼각대를 살 때는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삼각대를 써야겠다.

 

1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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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J.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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