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의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인 일본의 시코쿠. 그간 일본의 다른 유명 관광지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이었지만, 방송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다카마쓰의 풍부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재조명되며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코쿠의 보물 같은 소도시, 가가와 현의 다카마쓰 시로 떠나 보자.


TIP. 여행에 앞서(1) 쿠본북 신청
다카마쓰 여행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가가와 현 쿠폰북’을 챙겨두자. 다카마쓰 공항과 시내를 잇는 왕복 리무진 버스 탑승권을 비롯해 리츠린 공원 입장권, 쇼도시마 페리 왕복 승선권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상당한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가가와 현에서 운영하는 공식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kagawalove)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단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이용해야 하고, 가가와 현 내에서 1박 이상 숙박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니 참고하자(증빙서류 필요). 신청 후 수령하기까지는 시일이 약간 걸릴 수 있으니, 여행을 계획했다면 일찌감치 신청해 두자.


TIP. 여행에 앞서(2) 우동버스 투어 사전 신청
가가와 현의 명물인 사누키 우동을 비롯해 주요 맛집과 관광지 등을 패키지로 묶은 버스 상품으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신청은 고토산버스 홈페이지(http://www.kotosan.co.jp/sp/order/)에서 최소 3일 전에 가능하다. 반일 플랜(성인 1,000엔)과 1일 플랜(성인 1,500엔)이 있고, 자세한 일정과 코스에 관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한글로 된 설명서가 pdf 파일로 제공된다(단 예약 과정에서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니, 일본어를 모른다면 크롬 브라우저의 한국어 번역 기능을 활용하자). 교통편 걱정 없이 먹거리와 볼거리를 한 번에 해결하고 싶다면 꼭 미리 신청해 두자.


1. 도심 속 물의 성, 다카마쓰 성터(다마모) 공원
일본의 3대 수성(물 위에 건축된 성)으로 유명한 다카마쓰 성터 공원은 다카마쓰 시내에 위치해 부담 없이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국가지정 사적으로 지정된 공원은 북쪽이 세토내해와 면해 있고, 나머지 방향은 해수를 끌어다 만든 해자로 둘러싸여 있다. 천수각 등은 소실되었으나, 쓰키미야구라, 미즈노테고몬 등 일부 누각은 16세기 축성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퍼즐을 맞춘 듯이 쌓아 올린 일본식 석벽이 발굴과 복원을 통해 재현되어 있으며, 한때 쇼와 일왕이 묵기도 했다는 목조 건물 히운카쿠도 인상적이다.
•위치: JR 다카마쓰(高松) 역에서 도보 5분, 고토덴 다카마쓰칫코(高松築港) 역에서 도보 2분
•입장료: 성인 200엔

▼다카마쓰 성터(다마모) 공원 입구

▼현재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히운카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다카마쓰 성

 

2.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공원, 리쓰린 공원
16세기 에도 시대에 다카마쓰 영주의 별장으로 건축된 리쓰린 공원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이다. 미셰린 관광 가이드에서 별 3개를 받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갈하게 가꾸어진 수목과 연못, 산책로가 인상적이며, 계절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꽃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공원에는 1903년에 다이쇼 일왕(당시 왕세자)이 방문해 직접 심었다는 소나무가 있다. 공원 중앙에는 연못을 바라보며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찻집 ‘기쿠게쓰테이’가 있는데, 이곳에서 탁 트인 풍광과 함께 즐기는 녹차 맛이 일품이다.
•위치: 고토덴 전차 리쓰린코엔(栗林公園) 역에서 도보 10분. 역 앞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렌탈해 공원 앞 자전거 주차장을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렌탈비는 100엔).
•입장료: 성인 410엔 (쿠폰북 신청자는 무료)

▼리쓰린 공원의 깔끔하게 포장된 산책로

다이쇼 일왕이 심었다는 소나무

연못을 바라보며 차를 즐길 수 있는 기쿠게쓰테이

 

3.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다리, 세토오하시 기념공원
시코쿠와 혼슈를 연결하는 세토오하시(세토대교)에 위치한 기념공원으로, 20세기 최대 프로젝트인 세토오하시의 완성과 개통을 기념하여 세워진 공원이다. 세토오하시는 총 길이 13.1km로, 철도•도로병용다리로는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다리의 하부는 철도, 상부는 자동차 도로다. 기념관에는 다리 공사에 관한 내용을 비롯해 첨단 가교 건설 기술을 모형과 영상으로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으며, 다리 상영관에서는 실제로 다리를 건너는 듯한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다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기념품점에서는 가가와 현의 특산품을 판매하니 꼭 한번 들러보자.
•위치: JR 사카이데(坂出) 역 하차, 세토오하시 기념공원행 버스
•입장료: 무료(매주 월요일 휴관)

▼시코쿠와 혼슈를 연결하는 세토오하시 대교

세토오하시 대교 완공을 기념해 만들어진 기념공원

 

4. 일본 안의 작은 그리스, 쇼도시마 섬
일본의 지중해로 불리는 올리브 산지 쇼도시마는 그리스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이다. 하루 단 두 번만 바닷길이 열리는 연인들의 성지 엔젤로드, 올리브를 주제로 세워진 쇼도시마 올리브 공원, 일본의 3대 계곡 중 하나인 칸카케이 등 작은 섬임에도 둘러볼 곳이 빼곡하다. 섬 안에서 이동할 때는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정기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한데, 사전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섬 안에서 운행되는 노선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 운행 편수가 적기 때문에, 정기버스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도노쇼항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위치: 다카마쓰 항에서 쇼도시마(도노쇼항)행 페리에 탑승. 고속 페리 60분, 일반 페리 35분
•요금: 고속 페리 1170엔, 일반 페리 690엔 (쿠폰북 신청자는 무료)
•쇼도시마 정기 관광버스 예약: http://shodoshima-kotu.com/service/shodoshima/shuttlebus.html

▼올리브 특산품을 판매하는 쇼도시마 올리브 공원

하루 두 번만 바닷길이 열리는 엔젤로드

칸카케이 정상까지 운행하는 로프웨이

칸카케이 정상에서 바라본 쇼도시마 전경과 세토내해

 

5. 고즈넉한 산중 신사, 고토히라 궁
바다의 수호신 ‘곤피라’를 모시는 신사로, 풍년과 바닷길의 안전을 기원하며 수많은 참배객이 전국에서 모여드는 신사다. 고도 500미터 산 중턱에 위치한 고토히라궁에서 바라보는 다카마쓰의 전망이 압권이다. 고토히라궁 대문 앞까지 이어지는 참배길 거리에는 다양한 기념품과 아이스크림 가게가 모여 있다. 고토히라 궁의 대문에 위치한 노점상 ‘5인백성’에서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유자 맛 엿 ‘카미요아메’을 판매한다.
•위치: JR 고토히라(琴平) 역 또는 고토덴 고토덴고토히라(琴電琴平) 역에서 도보 15분
•입장료: 무료

6. 지나칠 수 없는 먹거리, 사누키 우동
가가와 현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사누키 우동’이다. 다카마쓰 시내 곳곳에 사누키 우동집이 있지만, 고토히라를 여정에 넣었다면 사누키 우동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1일 체험 학교 ‘나카노 우동 학교’의 입학을 추천한다. 쫄깃한 면발에 본인의 손맛까지 들어가니 맛이 아주 일품이다.
•위치: JR 고토히라(琴平) 역 또는 고토덴 고토덴고토히라(琴電琴平) 역에서 도보 10분
•요금: 1620엔

▼가가와 현 명물 사누키 우동

특유의 쫄깃함이 특징인 사누키 면

 

2016년부터 인천에서 출발하는 직항 항공편이 개통되어 접근성이 좋아졌고, 가가와 현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힘입어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다카마쓰.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에게는 짧은 일정으로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카마쓰와 같은 소도시 여행이 매력적이다. 봄에는 벚꽃놀이, 가을에는 국화축제가 열려 사시사철 언제 떠나도 좋은 곳. 지금 바로 다카마쓰행 항공편을 예약해보는 건 어떨까?

Posted by DJ.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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